졸은글과 영상

밤의 노래

H극동 2010. 6. 30. 19:46
밤의 노래




 밤의 노래
              - 글 ; 푸른비행 -




깊은 산속의 맑은 옹달샘
그속에 비친 검은 달 하나
밤안개속의 반달이
환한 얼굴을 보이고자 애처러운 밤


아무도 걷지않는
이 깊은 산속에도
그리움과 고독은 발 끝에 채인다.


간간히 들리는
짝잃은 뻐꾸기의 핏빛 절규를
젖은 울음으로 소쩍새가 화답으로 받아주며
위로하듯 잔잔히 등 두드려주는 밤이다.


밤의 고요속에
오늘도
알수 없는 미리내같은 내일의 환상은  
처음가는 첩첩산길의 두려움처럼 나를 감싼다.


희뿌연 달이 구름을 비켜가면
아기노루의 기지개로 새벽은 오고
잰 걸음으로 아침을 향해 달리면
어느덧 붉은해는 산등성이 외로운 소나무의 턱 밑에 와 있다.

바다같이 깊은 밤처럼
유월의 푸르름은
희뿌연 밤마저 푸른색으로 덮어가고
까아만 그리움에 지친 우리사랑은
이제 살구빛 고운 주황색이다.




그렇게
오고 가는가 보다
밤과 낮이 오고 가고
사랑과 이별이 오고 가고
삶과 죽음이 오고 가고......


이렇게
길 들여져 가는 밤의 축제
오늘도 서산에 해 걸리면 시작되는 밤의 향연
잠자리를 찾는 장끼 날으는 소리로
깜짝 놀라 후다닥 뛰는 노루에
더 깜짝 놀란 노을은 서산에 붉은색으로 걸려 있다.

밤의 노래가 시작되는
더 깊은 어둠의 커어텐이 내려오기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