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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노래 - 글 ; 푸른비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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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의 맑은 옹달샘 그속에 비친 검은 달 하나 밤안개속의 반달이 환한 얼굴을 보이고자 애처러운 밤
아무도 걷지않는 이 깊은 산속에도 그리움과 고독은 발 끝에 채인다.
간간히 들리는 짝잃은 뻐꾸기의 핏빛 절규를 젖은 울음으로 소쩍새가 화답으로 받아주며 위로하듯 잔잔히 등 두드려주는 밤이다.
 밤의 고요속에 오늘도 알수 없는 미리내같은 내일의 환상은 처음가는 첩첩산길의 두려움처럼 나를 감싼다.
희뿌연 달이 구름을 비켜가면 아기노루의 기지개로 새벽은 오고 잰 걸음으로 아침을 향해 달리면 어느덧 붉은해는 산등성이 외로운 소나무의 턱 밑에 와 있다.
바다같이 깊은 밤처럼 유월의 푸르름은 희뿌연 밤마저 푸른색으로 덮어가고 까아만 그리움에 지친 우리사랑은 이제 살구빛 고운 주황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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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고 가는가 보다 밤과 낮이 오고 가고 사랑과 이별이 오고 가고 삶과 죽음이 오고 가고......
이렇게 길 들여져 가는 밤의 축제 오늘도 서산에 해 걸리면 시작되는 밤의 향연 잠자리를 찾는 장끼 날으는 소리로 깜짝 놀라 후다닥 뛰는 노루에 더 깜짝 놀란 노을은 서산에 붉은색으로 걸려 있다.
밤의 노래가 시작되는 더 깊은 어둠의 커어텐이 내려오기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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