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 & 飮食

라면 국물에 밥??

H극동 2011. 4. 30. 12:47

 

라면 국물에 밥말아 먹으면..

파이낸셜뉴스 | 입력 2011.04.30 09:47 | 수정 2011.04.30 09:53 | 누가 봤을까? 10대 남성, 부산

 

 

국내 대부분 컵라면 속의 나트륨 양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 2000mg의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농심에서 최근 출시한 신라면 블랙 또한 나트륨 양이 1930mg으로 나타나 라면 속 나트륨 양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트륨은 우리 몸속에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지속적으로 과다섭취할 경우 위염이나 위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속되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라면 속 나트륨 양을 줄이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업체 및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짜게 먹는 우리의 식습관이 라면 속 나트륨을 저감시키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WHO의 성인남성 하루 나트륨 섭취 권고치는 2000mg.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정청에 따르면 실제 식습관에서 우리가 섭취하는 나트륨의 양은 약 5000∼6000mg에 이른다고 한다. 권고치의 3배 가까이 이르는 수준인 셈이다.

이렇게 짜게 먹는 우리의 입맛을 고려했을 때 라면회사에게 무조건 나트륨을 줄이도록 독려할 수는 없는 노릇. 라면회사의 한 관계자는 "나트륨 양을 갑자기 줄였을때 소비자들의 입맛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갑자기 나트륨을 저감하는 건 부담"이라고 전했다. 맛이 생명인 식품업체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입맛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식약청의 한 관계자도 "싱거우면 국민이 안먹으니 라면회사로서도 힘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식약청이 지난 3월 미각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콩나물국의 염도를 0.7%에서 0.5%로만 낮춰도 참여 대상자는 맛이 싱겁다는 반응을 보였다.





▲ N사의 라면봉지에는 스프량을 통해 나트륨 섭취량을 조절하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라면회사들은 나트륨 섭취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여러 자구책을 시행중이다. 농심은 '나트륨 저감화팀'을 꾸려 운영해오고 있으며 삼양 또한 나트륨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자구책을 강구해 오고 있다. 농심은 라면봉지 뒷면에 '나트륨 섭취를 조절하기 위해 기호에 따라 적정량의 스프를 첨가해 조리하십시오'라는 문구도 새겨 넣었다. 라면회사들의 이러한 노력 결과 2005년 한 봉지 당 평균 2400mg 가까이 되던 나트륨 양을 지금의 1900mg 수준으로 까지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라면 속 나트륨 함량은 다른 가공식품류에 비해 여전히 높은 편. 전문가들은 라면 속 나트륨을 덜 섭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국물 섭취량을 줄일 것을 권고한다. 대부분의 나트륨이 라면 국물 속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면 속 나트륨을 조사한 결과 국물이 없는 A제품의 경우 한 봉지 당 나트륨 양이 1180mg으로 국물이 있는 다른 B제품(1960mg),C(1930mg)제품에 비해 크게 낮았다. 특히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은 국물 섭취량이 많아져 나트륨 섭취가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제해야할 행동으로 곱힌다.

식약청 영양정책과의 김종욱 연구관은 "국물을 많이 먹는 우리 특유의 식문화가 나트륨 과다섭취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될 수 있으면 라면의 국물을 다 마시지 않는 게 나트륨 섭취를 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umw@fnnews.com 엄민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