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의 길/김석표
봄비가 그치고 있다.
세상은
또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침묵하고 있는 것들이
자태를 들어 내고
무한한 자유를 누릴 것이다.
바람이 분다.
무수히 많은 살아 숨쉬는 것들
무심코 지나쳐 온 세월들이
길위에 가득하다.
먼길을 떠나는 방랑자의 발길이
가벼운 민들레 홀씨처럼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얼굴을 적시는
땀의 의미를 알아서 무엇하랴
느끼고 싶은데로 느끼면 되고
즐기고 싶은데로 즐기면 그만 아니던가
삶은 정해진데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언젠가는 그 삶의 결과를
되돌려 보려 하겠지만
그렇다고 후회같은 건 금물
방랑자는 그래서 목적지가 없다.
굳이 목적지를 대라면
생을 마감하는 곳이 그곳
푸른 하늘 밑
어디라도 좋으리라
서녘하늘에 노을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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