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은글과 영상

어버이날에 띄우는 카네이션 편지

H극동 2011. 5. 6. 22:45


                                                       

 




어버이날에 띄우는 카네이션 편지 
                              
이채 
내 안에서 늘 기도로 사시는
큰 사랑의 당신 앞에서는
나이를 먹어도 철부지 아이처럼
나는 언제나 키 작은
풀꽃입니다.

당신의 손길이 실바람처럼 불어와
꽃송이 쓰다듬으며 머무시는 동안
당신께 다하지 못한 아쉬움의 눈물
여린 꽃잎 사이로 뜨겁게
흘러내립니다.

나의 삶에 꽃씨를 뿌리고
당신은 흙이 되셨지요
나의 가슴에 별을 심고
당신은 어둠이
되셨지요.

내가 파도로 뒤척일 때
고요한 바다가 되어 주시는 아버지
내가 바람으로 불 때
아늑한 숲이 되어 주시는 어머니

오늘은 어버이 날
한 송이 카네이션의 의미를
그 붉은 꽃 빛의 의미를
정녕 가늠할 수
있을까요.

다하지 못한 이 불효를 용서하세요.
세월에 주름진 당신의 가슴으로
은혜의 꽃 한 송이
빨간 카네이션 편지를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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