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갯벌과 삶

H극동 2011. 4. 6. 20:30

 

바다 풍경 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뻘밭이다.

 

 

부서지고 부서져

더는 부서 질 수 없는 몸으로

마침내 허기 진 생이 다다르는 곳.

 

 

살아 낸 세월만큼의 세월을 또다시 가라앉아

억겁의 시간이 다져지고

태초의 시간으로 닿아 져

다시 새로운 생명을 품어 내는 곳.

 

 

아주 작은

아주 큰

우주 속의 삶의 시간을

내려놓는

그렇게 생과 사가 하나 되는 곳.

 

 

슬프거나 행복하거나

한 때는 아름다움이었던

삶의 편린들이 서성이다

신성해 지고

누군가에게 작은 전설이 되는 곳.

 

 

주어지는 모든 것을 나누고 쪼개고

또 다시 모으는

가장 특징적인 사람의 습성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곳.

 

 

똑같은 바람과

똑같은 햇살과

똑같은 공기와

똑같은 바닷물에 부닥끼면서도

같은 듯 다른 모습으로 세월을 그려내는 곳.

 

 

 

바다 풍경 중에서

뻘밭을

빼 놓을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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