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풍경 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뻘밭이다.
부서지고 부서져
더는 부서 질 수 없는 몸으로
마침내 허기 진 생이 다다르는 곳.
살아 낸 세월만큼의 세월을 또다시 가라앉아
억겁의 시간이 다져지고
태초의 시간으로 닿아 져
다시 새로운 생명을 품어 내는 곳.
아주 작은
아주 큰
우주 속의 삶의 시간을
내려놓는
그렇게 생과 사가 하나 되는 곳.
슬프거나 행복하거나
한 때는 아름다움이었던
삶의 편린들이 서성이다
신성해 지고
누군가에게 작은 전설이 되는 곳.
주어지는 모든 것을 나누고 쪼개고
또 다시 모으는
가장 특징적인 사람의 습성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곳.
똑같은 바람과
똑같은 햇살과
똑같은 공기와
똑같은 바닷물에 부닥끼면서도
같은 듯 다른 모습으로 세월을 그려내는 곳.
바다 풍경 중에서
뻘밭을
빼 놓을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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