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낭송

양애경, 「조용한 날들」(낭송 황혜영)

H극동 2012. 9. 27. 21:45

 

 

 

 

 

 

 

 

 

 

 

 

 

양애경, 「조용한 날들」(낭송 황혜영)

 

 

 

양애경의 「조용한 날들」을 배달하며

시인은 현재 행복하고 평화롭다. 행복이라는 말과 평화라는 말은 커다란 철학적 주제가 될 만하게 거창한 말들이지만

그 속살은 소박한 것이다. 행복과 평화, 이 이상적 상태는 대단한 것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자잘한 일상 속에서

이루어진다. 전쟁은 참혹한 것이지만 전쟁 이야기를 읽는 건 평화.

「조용한 날들」은 평화로운 그림인데 가슴이 뭉클하게 만든다. 보통의 사람들은 대개 시인이 들려주는 것과

비슷한 기억을 갖고 있을 테다. 그 기억이 건드려진다. 나도 행복했었지, 평화로웠지. 끄덕끄덕끄덕.

참 좋은 시다. 그림이 확 그려진다. “평화란/ 80의 어머니와 50의 딸이/손잡고 미는 농협마트의 카트/목욕하기

싫은 8살 난 강아지 녀석이/등을 대고 구르는 여름날의 서늘한 마룻바닥”. 지구가 농협마트의 카트 바퀴처럼

돌돌돌돌돌 순탄하게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행복이나 평화는 어떤 조용함이다.

마지막 연이 보여주는, 가는 세월의 안타까움이 마무리로 톡 떨군 향긋한 식초 한 방울처럼 「

조용한 날들」의 맛을 돋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