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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란 참으로 부질없군요
雪花 박현희
사람의 인연이란 것이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라지만
모두들 인연을 너무 가벼이 여기는 것 같아서
새로운 인연을 맺고 산다는 것이
때로는 두렵기도 하네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거늘
서로 따스한 사랑의 마음을 주고받으며
함께했던 여러 날 정겹고 진실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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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리도 서운하여
하나 둘 등을 돌리고 떠나야만 하는지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네요.
그 모두가 자세히 살피지 못한
부족한 나로 말미암아
서운함이 큰 탓일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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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은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아픔을 모를 테지만
그 바람에 여린 갈꽃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다
힘없이 떨어지는 이 몸은 어찌하라고
그리들 무심히 떠나시는지
인연이란 참으로 부질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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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지만
그래도 한번 맺은 인연은 소중하기에
좋은 인연으로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었는데
너무 쉽게 등을 돌리는 것 같아서
인연의 부질없음에 참으로 아쉽고 서글픈 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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